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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학 - 나무가 햇살에게시(詩)/안상학 2017. 1. 19. 14:42
바람 타는 나무가 더러 운다고 해서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았고
그 어느 눈보라에도 속까지 젖지는 않았으니
구름 타는 햇살이라 더러 울기야 하겠지만
나에게 이르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어느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서 내 잎새에 이르렀고
그 어느 추위에도 얼어붙지 않아서 내 가슴에 스미었으니
어느 날에는 햇살 속에 살겠네
어느 날에는 나무 안에 살겠네
(그림 : 안모경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