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정완영
-
정완영 - 고향 생각시(詩)/정완영 2015. 2. 3. 13:47
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極樂山) 위, 내 고향 하늘 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동구(洞口) 밖 키 큰 장승 십리(十里)벌을 다스리고, 풀수풀 깊은 골엔 시절 잊은 물레방아, 추풍령(秋風嶺) 드리운 낙조(落照)에 한폭(幅) 그림이던 곳. 소년(少年)은 풀빛을 끌고 세월(歲月) 속을 갔건만은, 버들피리 언덕 위에 두고온 마음 하나, 올해도 차마 못잊어 봄을 울고 갔드란다. 오솔길 갑사댕기 서러워도 달은 뜨네, 꽃가마 울고 넘는 성황당 제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가난도 길이들면 양(羊)처럼 어질더라, 어머님 곱게나순 물레줄에 피가 감겨, 청산(靑山) 속 감감히 묻혀 등불처럼 가신 사랑. 뿌리고 거두어도 가시잖은 억만 시름,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