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장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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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규 - 울 엄마는 없다시(詩)/장대규 2014. 1. 9. 14:54
해마다 농사일 거진 끝 무렵 마을 사람 모다 모여 삽 씻고 호미 씻고 금년 농사 애썼다고 서로 위로하며 잔치를 여는 자리 다른 사람 다 있는데 울 엄마는 없다 겨울 가고 봄도 가고 여름의 끝이 돼도 바지런 턴 그 손에 많던 일손 다 놓고 별이 되고 바람 되어 동미들 한 자락에 한량없이 누워계신다 오지 못할 먼 길인 줄 뻔히 알고 가셨으니 술 나누고 밥 나누며 같이 늙던 저 친구들 기억이나 하실까 추억인들 남았을까 추억이 그리움의 씨앗이 된 저들의 당신 얘기 내 눈물로 흐르는데 (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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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규 - 삼랑진에 가면시(詩)/장대규 2013. 12. 6. 12:48
삼랑진에 가면 누군가가 나를 반겨줄 것 같다. 낙동강과 밀양강이 살 섞고 피 나누 듯 갈대 우거진 합수머리깨로 손을 잡고 갈 것 같다. 숱한 그리움을 간직한 가슴들 끼리 해 거욷 낙동강 노을에 소주잔 기울이며 메기 매운탕을 시원하게 들 것 같다. 우후라 웃자란 죽순 타고 능소화 피던 집에 아직도 주인은 외출 중인지 녹슨 문고리로 가둬 놓은 그 여름을 삼랑진에 가면 홀로 그물 깁던 촌부가 동족이라고 밀양 아리랑에 흥을 돋구며 붕어 회, 잉어 회 초고추장 화장시켜 녹슨 문고리를 따 줄 것 같다. (그림 : 송대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