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이 두 줄로 줄달음질치고 여울이 소리쳐 목이 잦았다. 한여름의 햇님이 구름을 타고 이 골짜기를 빠르게도 건너려 한다. 산등허리에 송아지뿔처럼 울뚝불뚝히 어린 바위가 솟고, 얼룩소의 보드라운 털이 산등성이에 퍼-렇게 자랐다. 3년만에 고향에 찾아드는 산골 나그네의 발걸음이 타박타박 땅을 고눈다. 벌거숭이 두루미 다리같이…… 헌신짝이 지팡이 끝에 모가지를 매달아 늘어지고, 까치가 새끼의 날발을 태우며 날 뿐,골 짝은 나그네의 마음처럼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