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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또 쉰다
푸른 담배연기가 그의 온 몸을 감고 허공 멀리
새 한 마리 사라져 간다 여기 까지 걸어온 길이
여러 굽이 아득하게 휘어지면서 먼 재너머에서 부터
천천히 흩어지는 흰 비행운 한 가닥이
그의 빈 배속으로 길게 빨려든다
그가 다시 짐을 진다
관자놀이 퍼렇게 불끈 일으키며 땅바닥에다가
무릎을 꺽어 세운다 뚜둑, 부러지는 비애
혹은 추억 같은거.
가는 곳까지는
나 있는 길이
아직은 길게 지게 밑으로 보인다
(그림 : 김대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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