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 돌꽃 피다시(詩)/시(詩) 2022. 7. 21. 20:08
구겨진 그늘 속에서 순간의 영원이 꿈틀거렸다
한 생애 딱딱한 그리움과 가슴 깊이 들여놓은 상처까지,
꽉 찬 고독을 끌어안고 세상에 나오는 일은 쉽지 않다
과묵한 돌멩이는 자신을 속박하거나
상한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웃자란 시간을 베어버리거나
밀어를 깨우는 눈물이었으니
무표정에 익숙해질 때 어색한 감정을 유예하지 못하고 피어나는 것이, 돌꽃이다
사무치는 뼛속까지 범람하는 환희에 하늘이 내려와 첨벙거렸다
잠든 해 건져낸 이승 어디쯤에서 천만년을 살아있게 하는가
차라리 고요한 춤을 추듯 바람보다 가볍게 날개를 꿈꾼 수석(壽石)
온몸을 꽃으로 피어 삶의 고비마다 나비를 불러들인다
(그림 : 김동구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연복 - 징검돌 (0) 2022.07.22 정연복 - 능소화처럼 (0) 2022.07.22 박경조 - 편견을 주문했다 (0) 2022.07.18 최병호 - 길장미 (0) 2022.07.16 최삼용 - 보성 녹차밭 (0) 202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