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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막혀 기적조차 토하지 못한 열차를
부산항 파도가 소리로 대신 울고
나도 따라 울고 싶어바다에 너의 이름을 던진다
종착역이란 지칭만으로 헛헛할 이곳에
나는 남고 너는 떠난 후
기억에 절여진 황홀로 하여 내가 아픈 지금이다
떠나든 돌아오던 갈 길 다른 뭇 걸음들 사이에서
한 사람 잊기 위해 내 생각 전부를 털어버린대도
비겁자란 낙인은 찍지마라
눈물이 먼저 번진 이름 싣고 떠나는 기차기에
이젠 미련 따윈 가차 없이 놓을게
사랑놀이 서툰자라면 다시는 찾지 마라
바다에 중독된 이별 잦은 부산역을(그림 : 허필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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