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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룡 - 어머니의 바늘땀시(詩)/시(詩) 2019. 7. 12. 13:31
베틀에서 짜낸 어머니의 기원이 우리 자식들 설빔이 되었다.
뒷밭 목화다래 몰래 따먹었던 시절
베 짜는 소리 철컥 철컥…
마름질 끝낸 무명천, 자줏빛 촘촘한 실 바늘
한 땀
한 땀
어머니는 천상 목화이고
몽실몽실 새하얗게 핀 목화솜이었다.
어느 세월 가디말고 돌아서서
솜바지저고리 검정조끼 입은 머슴애
백번 세배하고 안겨볼는지
도투마리 뉘였다 일으켰다 바느질 한 땀씩
어머니의 백년 소망이 나를 사람으로 키웠다.
그런 내가 어느덧 하얗게 표백되고 말았다.
(그림 : 오승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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