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경 - 바람 저편에 서면시(詩)/시(詩) 2019. 7. 4. 09:28
그러하다
바람은 길 끝에서부터 불기 시작하고
바람의 파장이 어깨를 스쳐갈 때쯤
그때서야 비로소
길 위에 서 있음을 깨닫는다
서로 닿지 못하는 동안의 떨림과
서로 닿았을 때의 흔들림.
그 짧은 교차가 허공을 진동하면
어느새 길은 또 멀어진다
바람이 분다
바람 저편에 서면
지독한 고요함에 슬픔이 밀려온다
(그림 : 한희원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귀녀 - 칼국수가 먹고 싶은 날 (0) 2019.07.05 권경업 - 간이역 (0) 2019.07.04 박숙경 - 추풍령 (0) 2019.07.03 박서영 - 밀양 고동국 (0) 2019.07.03 이원하 - 달을 찌는 소리가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니 (0) 2019.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