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온다 비는 서 있는 비
제비꽃은 서 있는 비
비가 온다
조금 주저앉았던 제비꽃이 일어선다
네가 좀 울어도 되는 곳에
제비꽃은 핀다
그쳤다가 다시
비가 온다 제비꽃이 울먹거린다
병신같이 울지 좀 말라고
제 뺨을 멍들게 때리며
주저앉는다
귀신도 흔들리는 저녁
짚고 일어설 난간도 없어서
제비꽃이 젖는다
젖으면서 하염없이 눈동자가 흔들린다
입술에 퍼런 물이 오른다
네가 좀 울어도 되는 자리에
제비꽃이 진다
(그림 : 이가온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원하 - 달을 찌는 소리가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니 (0) 2019.07.02 박은영 - 역전 (0) 2019.07.02 한용국 - 심야산책 (0) 2019.07.02 박태진 - 어머니 (0) 2019.07.01 이향 - 반지 (0)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