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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찍 객지에 나와 십수 년 흘러도
고향에서는 어머니 이름이 없다.
큰아들인 내 이름이 어머니 이름이다.
어디서 내 이름 부르면 어머니가 대답한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도 내 이름으로 단다.
자식이 자기인 양
속을 다 자식에게 빨아 먹이고
쭈쭈바 빈 껍데기같이 쭈글쭈글하다.
달아나지도 않는 고향을 지키시는지
누구를 기다리시는지
밤이 깊어도 눈만 빠끔한 부엉이
이 산 저 산 둘러보지만 자리가 없는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주 꿈에 찾아오신다.
어머니, 어머니 불러보면은
나는 괜찮다, 괜찮다 하신다.
진짜 괜찮은 놈은 난데.
(그림 : 김우식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