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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내는 집이
황혼 같네
기둥과 대들보의 근육들이
뒤틀렸네 추억처럼
돌이킬 수 없어 보이네
그러나 다 들어내진 않고
교묘한 손질로 겨우
정서의 높낮이를 다시 짜 맞추네
그 옆으로는 시멘트로 깁스한 건물들,
추억 파스로 땜질하고 덧댄 상처들의 건물들이
제화점들, 성인텍들과
서로 한 동네로 간섭하네
전쟁 통에 밀려와 쓸리던
화가와 시인들이 떠난 다방 자리도
엇나간 풍경으로 기울다가
리모델링 되어 카페들로 거듭나네
거기 무슨 색들과 말들이 더 남았을까
나는 기웃거리며 뒤적이며
무너진 추억의 퍼즐조각들을 줍게 될까?
바랜 향촌동 골목들이여
오래 속 끓이고 전전긍긍하던
우리 추억의 실핏줄들이여
황혼같이, 리모델링을 거듭하여 되새기는
이상한 새것의 껍질들이여
추억만 덕지덕지한 근대의 현대여
숨바꼭질처럼,
늙은 가수의 노래처럼,
황혼같이,
밤을 꼬박 새운 아침같이,
여전히 숨어드는 생들을
더욱 더 가지고
내다보는 이들이여
향촌동 (香村洞) :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동.
원래는 대구부 동상면 지역이었으나 1963년 대구시 중구 향촌동, 1981년 대구직할시 중구 향촌동을 거쳐
1995년 대구광역시 중구 향촌동이 되었다.
향촌동은 법정동이고 행정동은 성내2동이다. 동의 북쪽을 태평로가 동서로 가로지르고 그 위쪽으로는 경부선 철도가 지난다.
가까이에 경부선 대구역이 있다. 동쪽으로는 중앙로가 남북 방향으로 지난다.
박영주 - 향촌동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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