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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덕 - 뻐꾹채는 피고시(詩)/마경덕 2019. 5. 10. 12:16
뒷산에서
바람을 타고 마을로 내려오던 그 소리
어느 나뭇가지에 홀로 앉아있었을까
둥지 하나 짓지 못한 어미 가슴에
발갛게 번진
봄볕에 열흘을 말려도
마르지 않는 울음이 어렴풋이
탱자울타리를 넘어오면
고모는 방아를 찧다말고
치맛자락으로 쏟아지는 가슴을 받아내고
그때 어린 내게 뻐꾸기울음이 옮겨 붙었다
뻐, 꾹, 뻐, 꾹
오래전 뻐꾸기가 되어 날아간
볕에 다 바랜 고모와
뻐꾹채 피던 그 늦봄을
나는 주머니에 가만히 담아두었다
뻐꾹채(Rhaponticum uniflorum) :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뻐꾹나물, 대화계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한국의 산중턱 이하 비탈진 곳의 건조한 풀밭에서 자생한다.
뻐꾸기가 울면 그 소리를 듣고 피어나는 꽃이라 하여 ‘뻐꾹채’라고 불린다.
또 총포잎이 겹쳐진 모습이 마치 뻐꾸기의 앞가슴 깃털을 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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