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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순 - 아르페지오시(詩)/시(詩) 2019. 4. 10. 11:10
창문을 열고 너를 덮은 기분이야,
나는 말했고 너는
바람이 골목과 헤어지는 기분이야, 말했다
타공을 통과하며
너와 나는 부드럽게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너와 나는 서로를 입어보고
바람과 골목은 서로 들춰보고 있다
내게 꼭 맞는 것 같아
넌 모서리가 아름답구나
도대체 언제까지 떨어지는 거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며 네가 울 때
나는 멈추기를 희망하면서
멈추는 것을 절망하기 시작한다
솜털 냄새가 난다
지난 계절에 돋은 물의 노래가
지느러미를 흔들며 체를 빠져나간다
얼마나 흔들려야 창문이 깊어질까
장미에서 밤까지
너에게서 나를 꺼냈다
봄비 오는 날엔 주머니에 손을 찔러도 봄비가 오고
몬드를 깨물지 않아도 봄비가 온다
바람에서 골목이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르페지오(Arpeggio) : 화음의 각 음을 빠르게 잇달아 연주하기. 분산 화음 및 그 주법을 뜻한다.
코드의 구성음이 분산되어 배치되는 모양을 분산 화음이라고 하며, 반주에서 코드 연주 형태나 멜로디 라인 만들기 등에 응용된다.
아르페지오에는 ① 화음의 구성음이 한 음씩(때로는 2음씩) 마디의 박자 수에 따라 배치되는 것과
② 중복된 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위 또는 밑에서부터 빠르게 연주하여 화음 전체를 결합시키는 것이 있다.
(그림 : 김상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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