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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라 - 밥 먹었니?시(詩)/시(詩) 2019. 4. 4. 13:29
고작 수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말
-밥 먹었니?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바뀌지 않는 그 말 한 마디
새털처럼 가벼우면서 무게를 지니고
더없이 잔잔하면서 순간 파문인
-밥 먹었니?
먹었다고 대답해도
먹긴 무얼 먹었겠냐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라
그렇게 똑같은 당부를, 그렇게 오래,
환한 햇살이기도
젖어오는 빗물이기도 한
그 말,
다른 것 하나 묻지 않으면서
사는 일을 다 물어오는
-밥 먹었니?
(그림 : 이형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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