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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소주 한 잔을 입안에 털어 넣는다
테이블이 빈 병에 둘러싸일수록 마음에는 틈이 생긴다
식도로 들어가던 술 한 잔은 마음으로 향한다
술은 대체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
이토록 무거웠던 내 진심을 떠오르게 만들다니
온몸에 들어차는 소주 덕에 솔직함은 이미 입안에 떠있다
그 솔직함이 익숙지 않은 나는 이내 구역질로
진심을 화장실에 내뱉어버린다
너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은
오늘도 쓰라린 화학작용으로 마음속에 다시 차오른다
그런 연유도 모르고 난 해장만하고 있구나
(그림 : 이홍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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