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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흠 - 동백 피다시(詩)/시(詩) 2019. 3. 13. 00:04
입춘이 지났는데도 동장군 기세가 여전히 분기 탱탱하고
마른풀은 흙에 누워 흐물거린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몇 번 들어왔다 나갔는지
까칠까칠한 목피가
윤기를 잃고 있다
울타리에 도란도란 거리는 동백 몇 그루
두꺼운 이파리가 매가리 없이
을씨년스러운 낯짝을 살짝 얹어 둔다
봉긋한 꽃 봉오리
쩍! 갈라지는 사이로
붉다, 붉은 꽃잎이 움츠리고 있다
막 뭐라 뭐라 툭 쏘며 와장창 밀고 나올 것 같은
손발 놓은 겨울 아침
(그림 : 김한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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