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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림 - 잊혀질 권리시(詩)/이가림 2019. 1. 28. 22:20
어린 날
물수제비뜨기의
가뭇없이 가라앉은
조약돌인 듯
후미진 마을의 오두막
홀로 조는
등잔불인 듯
캄캄한 밤
으악새 우거진 골에
떨어진
한 조각 운석인 듯
모래 이불 밑에
몰래 숨은
한 마리 모래무치인 듯
촉촉한 흙에
반쯤 묻힌
보리씨인 듯
나
그렇게
없어진 있음으로
조용히
지워지고 싶어
(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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