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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림 - 수차(水車) 위의 생시(詩)/이가림 2019. 8. 21. 09:17
눈 쓰린 땀방울 훔치며
훔치며
걷고 또 걸어서
가까스로 다다른 땅끝엔
언제나 아픈 외발로 디뎌야 하는
낭떠러지뿐
한 줌의 소금을 위해
한 가마니의 가난을 위해
우리 모두는
해가 지지 않는 수차(水車) 위에서
제 그림자를 밟고
또 밟는 걸까
땡볕 아래
눈 쓰린 땀방울에 젖어 걷는 자여
그대 부질없는 인생
한없이 바닷물을 퍼올리고
또 퍼올리노라면
언젠가
열명길에 들어
눈물로 빚은 소금 한 부대는
내놓을 수 있으리
(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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