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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외딴집 낯선 창가에 앉아
먼 수평선을 바라본다
하늘과 바다가 올라가고 내려오려 하지만,
서로 끌어당기고 끌어들이려 하지만,
팽팽한 경계, 그 사이로
작은 어선 몇 척이 떠간다
바다와 하늘은 끝내
올라가지도 내려오지도 못한다
끌어당겨지지도 끌어들여지지도 않는다
해가 서녘에 기울 때까지
수평선 멀리
괭이갈매기들을 따라나서는 마음에
날개를 달아보려 할 따름이다
해변의 낯선 외딴집 창가에 앉아
올라가려는 마음과 내려오려는 마음을
끌어당기고 끌어들이려할 뿐,
하늘과 바다 사이에 보일 듯 잘 안 보이던
내 마음의 수평선도 차츰 뚜렷해진다
그 수평선을 홀로 들여다봐야만 한다(그림 : 이임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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