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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란 - 우리들의 올드를 위하여시(詩)/시(詩) 2018. 9. 16. 20:23
깊어지는 것과 스미는 것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해
맘속엔 수많은 총알의 흔적
상처가 만든 빛을 꺼내놓고 싶지 않아
그래 우리는 올드하지
왠지 그 말이 좋아, 큭큭
낡았다는 말 대신
올드를 가지고 놀면 큭큭, 정말 그런 것 같아
어쩌면 그냥 빠져들지 몰라
왔던 방향 거슬러 당신을 따라갈지 몰라
미꾸라지에게도 오늘이 있다면
앞으로 넣으면 뒤로 새는 통장처럼 털려버린 우리는
언제나 영원할 거야, 큭큭
왜 우린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야 하는가
잡을수록 달아나는 허공과
달의 운석에서 떨어진 당신은 얼마나 멀고 차가운가
당신이라는 말은 아무리 불러도 왜 올드 하지 않은가
철없이 좋아
지겹지 않은 얘기인가 큭큭,
식으면서 뜨거워지는 모래사막 속으로
우리는 나란히 걸어갔다
(그림 : 박지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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