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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배추밭
어떻게든 견뎌보려고
서로에게 달라붙어들 있다
살점들의 기억이다
언뜻 보면 한몸 같아도
죽음을 걷어내면 삶까지 딸려나올 것 같아
멀찍이 보고만 선 겨울 배추밭
지나치고 나서야
돌아보는 사이처럼
배추와 배추 사이
그 걸음
함부로 뽑아버릴 수가 없는 거다
(그림 : 김상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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