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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련 - 고등어 한 손시(詩)/시(詩) 2018. 9. 9. 23:02
너와 나
속을 다 내어놓고
빈 마음으로 등을 갖다 대며
서로의 몸을 받아들이지
능숙한 간재비 손에 맛깔진 한 생이 되려나
더러는 사막의 소금밭을 뒹굴기도 하겠지
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
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
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
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으리
수천의 옷깃의 인연 지어
여기 지아비와 지어미로 나란히 누워
서로의 반쪽이 되었나
간 쓸개도 버리고
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이여.
함께 한 방향 바라보기
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
찔리기도 하겠지만
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
너와 나 속을 비웠으니
(그림 : 박미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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