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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리 - 개망초꽃 추억시(詩)/홍해리 2018. 9. 4. 19:29
막걸리 한잔에 가슴 따숩던
어둡고 춥던 육십년대
술 마셔 주고 안주 비우는 일로
밥벌이하던 적이 있었지
서문동 골목길의 막걸리집
인심 좋고 몸피 푸짐한 뚱띵이 주모
만나다 보면 정이 든다고
자그맣고 음전하던 심한 사투리
경상도 계집애
좋아한다 말은 못하고
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묻던
그냥 그냥 말만 해 달라더니
금빛 목걸이를 달아주고 달아난
얼굴이 하얗던 계집애
가버린 반생이 뜬세상 뜬정이라고
아무데서나 구름처럼 피어나는
서럽고 치사스런 정분이
집 나간 며느리 대신
손자들 달걀 프라이나 부치고 있는가
지상에 뿌려진 개망초 꽃구름
시월 들판에도 푸르게 피어나네
(그림 : 한부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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