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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달웅 - 감이 익는 마을시(詩)/권달웅 2018. 5. 13. 20:24
잎 진 감나무 가지에
감이 흐드러지게 열렸다.
초파일 간절히 기원하는
빨간 연등 같다.
모두 일하러 나가고
아무도 없는 마당에는
빨간 고추가 널리고
바지랑대 빨랫줄에는
마르는 애호박고지가
옷고름처럼 하얗게 걸렸다.
따뜻한 햇볕이 보글거리는
산골 양지 마을
빨갛게 익은 감을 싣고
기차가 지나갔다.(그림 : 신재흥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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