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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 고들빼기시(詩)/이홍섭 2017. 12. 17. 13:45
꽃 피는 봄날에
아라리 아라리 정선 산골짝의
고들빼기나 떠올리는 심사는
필시 그렇고 그런 것이리
화전민도 포기한 비알밭에
독을 품고 자라는 고들빼기
호미날이라도 스치면
하얗게 자지라지던 그 시퍼런 눈빛하며
저걸 외로움이라 해야 하나
저걸 독기라 해야 하나
이름 붙일 수 없으니
몸에 좋은 약처럼
그냥 쓰리디쓰린 맛이라 해야 하나
아라리 아라리 마음의 비알밭에
활활 불이나 붙이는 이 심사는
(그림 : 김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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