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섭 - 두 갈래 길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은 안목 가는 길

다른 한 길은 송정 가는 길

한 길은 외로움을 비수(匕首)처럼 견디는 길

다른 한 길은 그대에게로 가는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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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들 바다로 흘러가기에

이것이 삶인가 했습니다

찬물에 밥 말아 먹고

철썩철썩 달려가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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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로 가면 그대가 아프고

다른 한 길로 가면 내 마음이 서러울까봐

갈림길 위에 서서 헤매인 적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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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길 아닌 길 없듯이

외로움 아닌 길 어디 있을까요

사랑 아닌 길 어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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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림 : 허필석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