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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힘겹게 뒤집기를 시작하면서
이 철없는 세상을 용서하기로 했다
마흔 넘어 찾아온 아이가
외로 자기 시작하면서
이 외로운 세상을 용서하기로 했다
바람에 뒤집히는 감잎 한장
엉덩이를 치켜들고 전진하는 애벌레 한마리도
여기 이 세상의 어여쁜 주인이시다
힘겹고, 외로워도
가야 하는 세상이 저기에 있다(그림 : 박학성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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