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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근 - 첫눈 인사
    시(詩)/류근 2017. 12. 5. 23:09

     

     

    첫눈 오시는데.
    이 눈 소식 전할 사람 없어.
    혼자 서성거렸어요.
    그대 지금 어디에 계시더라도.
    부디 제가 남긴 발자국 무늬 따라.
    마음의 길 평화로우시길요.
    깊이 깊이 평안하시길요..

    어느 전생쯤 우리도.
    세상에 오는 첫눈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감사해 했던 적 있었겠지요.
    시린 눈썹 위에 눈송이 하나쯤 얹어 두고
    서로의 이마를 바라본 적 있었겠지요..

    지금 비록 안부 한 잎.
    그대에게 불어가지 않더라도
    살아서 보는 첫눈 속에 그대 이름 반짝였으니.
    이 부드러운 통증으로 저는
    또 한 세상 건너가겠습니다.
    더러는 제 그리움도 그대 눈시울에
    첫눈처럼 흩날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말고.
    눈송이 하나 만큼의 무게로만 흩날리다
    스르르 녹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 남택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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