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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 오디 똥시(詩)/이동순 2017. 11. 23. 09:54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
너른 들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낡은 충효당 대청
난간마루
거기서 마당귀 굽어보니
저절로 돋아나
오래된 산뽕나무 한 그루 서 있네
올해는 어인 오디가
저리도 주렁주렁 열렸나
마을 꼬맹이들
오디 먹고 까만 입술로
재잘거리가 가고
그 뒤를 굴뚝새 가족들
가지에 매어달려 오디 따 먹네
새들도 떠나고
갑자기 텅 빈 대청마루
가지에 매어달다 오디 따먹네
새들고 떠나고
갑자기 텅 빈 대청마루
여기저기 까만 얼룩 무엇인가
굴뚝새 녀석 배불리 먹어대더니
오디 똥 누고갔네
(그림 : 박민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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