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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가슴 싸한 꽃이 있듯이
남도 어디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아릿한 곳이 있습니다
굳이 동백꽃을 들먹이지 않아도
역전 실내포장 어디 갓 삶아낸 홍합국물이 아니래도
다도해 어디께 이름만 들어도
어느 여인의 이름이나 들은 듯
가슴 밑뿌리까지 뻐근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세상에 해 안 뜬다 해도
그 곳만은 해바라기가 자랄 것만 같고
별과 달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그 곳만은 은빛 파도가 일렁일 것만 같은
남쪽 바다 어디
이름만 들어도 절로 마음이 가는 곳이 있습니다
천년을 사랑만 하다 죽는다는 꽃이 피고
천년을 그리워만 하다 죽는다는 새가 나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타는 그런 곳이 있습니다
소리내어 부르기도 아까워
입만 벌렸다 오무렸다 해보는 그런 곳이 있습니다
(그림 : 임기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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