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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 사북이 어디예요?시(詩)/이건청 2016. 12. 26. 13:15
사북 가는 길 아세요?
산수유 꽃 노오랗게 핀 함백산,
아직도 흰눈이 희끗이는 정상을 끌어안은 채 그냥 봄 속으로 옮겨 앉은 산자락,
사북을 아세요?
아직 탄 더미는 클레인 카에 실려 역두(驛頭)에 쌓이고
빈칸의 적재함을 기일게 매단 디젤차는 사북에 멈추는지요?
아직 연탄불 파아랗게 타고 석쇠 위 큼직한 비계는 오그라들며 연기를 피워 올리는지 어떤지,
얼굴이 달아오른 사내들이 소줏잔을 들어 올리며 부딪치던 쨍그렁 소리는 여전하며,
어용 노조 위원장은 아직 거기 사는지,
거기 가서 활 활 타는 술판에 앉고 싶다.
사북 가는 길 아세요?
(그림 : 박진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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