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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 입갱(入坑)시(詩)/이건청 2016. 10. 9. 18:15
새벽이었다. 몇 사람이 앉아 있었다.
레일을 따라 클레인 카가 가고 있었다.
정암터널 쪽에서 가늘게 기적이 울었다.
무연탄은 적재함에 실려 탄전을 떠나리라.
사갱(斜坑) 인차(人車)에 실려 막장을 향해 가며,
불을 생각하는지,
파아란 불꽃을 생각하는지,
웅크리고 앉아 갱도로 접어들고 있었다.
새벽이었다.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저쪽으로
까마귀 몇 마리 사라지고 있었다.
몇 사람이 앉아있었다.
새벽이었다.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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