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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관 - 파랑주의보시(詩)/전영관 2016. 9. 21. 09:11
묵호항 어판장 지붕이나 두드릴까 죽변항 가서
포장마차 천막 들추고 난바다 이야기나 출렁거릴까
바람은 뭍으로 돌아가야 할 길을 엎어버린다
바람과 파도의 가계도 위에서는
나도 당신도 허약한 승객이라서
도동항 어느 방에 보퉁이처럼 무릎 맞대고
식은 칼국수 같은 오후나 달거락거린다
낡은 이불을 몇 번 더 덮어야 할지
소용없는 가늠이나 한다
바람과 파도처럼 남남이었다가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사람이 되기까지
누구를 흔들고 하냥 기다리게 했는지
서로 시선을 섞으면서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되짚어 보느라 조용조용 황망한 오후
(그림 : 이경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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