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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관 - 네거리에서시(詩)/전영관 2015. 11. 25. 17:54
비가 억수처럼 쏟아 붓는
네거리에 서서
신호등 불빛을 기다린다.
건너가고 싶어도
건너지 못했던 날들
붉음과 푸름을 구별하지 못해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던 날들
세상을 건너는 내 신호등은
느리기만 한데
빗소리는 너무 크게 들린다.
수없이 출렁이며 시간은 흐르고
바뀌지 않는 신호등 아래
오늘 건너야 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지고 온 만큼의 무게 계산도 없이
지금은 지나온 시간의 짐을
다시 묶어야 할 때
네거리에서 다시 길을 찾는다
(그림 : 이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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