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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우수(雨水)시(詩)/성선경 2016. 9. 2. 14:28
우리 봉창 하나씩 냄 세
내 스스로 괴로울 때
그니는 또 얼마나 외로웠을까
따뜻이 생각하며 우리 봉창 하나 냄 세
봄비에 젖은 수양버들
머리칼 흔드는 우수(憂愁), 그 긴 겨울
해를 등지고 긴 그림자에 이끌려
허이 허이 돌아올 그 기다림을 위해
우수(雨水)엔 우리 봉창 하나 냄 세
따뜻한 기다림이 마을 어귀까지 조용히 졸고 있는
그러다 그리움에 지쳐 스러지는 새벽별이 보이는
따뜻한 봉창 하나 우리 냄 세
내 그리고 그리다 지쳐 잠들었노라
잠든 이후에도 두고두고 기다렸노라
마을 어귀 만장처럼 묶어둔 노란 손수건같이
내 따뜻한 마음 불빛으로 밝게 빛날
이참에 우리 봉창 하나 냄 세
내가 가진 것은 다만 이뿐
새벽잠을 깨울 새소리를 듣는 그런 것 말고
어른어른 새벽안개처럼 그니 그림자 비칠
우수(雨水)엔 그니를 향한 봉창 하나 냄 세.(그림 : 백중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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