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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경 - 밥벌(罰)시(詩)/성선경 2016. 9. 2. 14:23
밥벌이는 밥의 벌(罰)이다.
내 저 향기로운 냄새를 탐닉한 죄
내 저 풍요로운 포만감을 누린 죄
내 새끼에게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내 밥상에 한 접시의 찬이라도 더 올려놓겠다고
눈알을 부릅뜨고 새벽같이 일어나
사랑과 평화보다도 꿈과 이상보다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종종거린 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싹싹 꼬리 친 죄
내 밥에 대한 저 엄중한 추궁
밥벌이는 내 밥의 벌(罰)이다.(그림 : 심우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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