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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미 - 누가 사는 것일까
    시(詩)/김경미 2016. 7. 17. 19:19

     

    1

    약속시간 삼십 분을 지나서 연락된 모두가 모였다

    우리는 국화꽃잎처럼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웃었다

    불참한 이도, 더 와야 할 이도 없었다

    식사와 담소가 달그락대고 마음들 더욱 당겨앉는데

     

    문득 고개가 들린다 아무래도 누가 안 온 것 같다

    잠깐씩 말 끊길 때마다 꼭 와야 할 사람 안 온 듯

    출입문을 본다 나만이 아니다 다들 한 번씩 아무래도

    누가 덜 온 것 같아 다 모인 친형제들 같은데 왜

    자꾸 누군가가 빠진 것 같지? 한 번씩들 말하며

     

    두 시간쯤 지났다 여전히 제비꽃들 처럼 즐거운데

    웃다가 또 문득 입들을 다문다 아무래도 누가 먼저

    일어나 간 것 같아 꼭 있어야 할 누가 서운케도 먼저

    가버려 맥이 조금씩 빠지는 것 같아 자꾸 둘러본다

     

    2

    누굴까 누가 사는 것일까 늘 안 오고 있다가 먼저 간

    빈자리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저 기척은 기척뿐

    아무리 해도 볼 수 없는 그들에겐 또 기척뿐일까 우리도

    생은 그렇게 접시의 빠진 이 아무리 다 모여도

    상실의 기척 더 큰 생은

    (그림 : 김승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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