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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란 - 따뜻한 슬픔시(詩)/홍성란 2016. 6. 22. 15:08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告)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 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숫눈길(명사) : 눈이 와서 쌓인 뒤에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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