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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초 - 뜬금없는 소리 5시(詩)/시(詩) 2016. 3. 27. 15:37
먹잘 것 없는 밴댕이 가시 많은 격이라나.
바지 사러 갔다가도 말휘갑 질펀허면 두부 사오는 벱이라구
허기야 허지마는 참말이다, 참말이다 시부렁대는 것일수록 거짓부렁투성이가 세상 풍속 아닌가?
살기가 팍팍허고 각다분허다 보면 염치고 김치고 간에 꼴이 꼴같이 보이질 않구,
책 한 질 율법이 가득혔어도 밥 한 주걱 무게만 같지 못혀.
알뜰히 대끼고 쓿은 쌀에도 종종 뉘가 섞이고,
까붐질 야물게 헌 보리쌀에도 간혹 돌이 섞여 지끔거리는 벱이여.
... 재주는 점퍼쟁이가 넘구 재미는 양복쟁이가 보는 게여.
우리가 백 년 살아야 삼만 육천오백 일인디, 길은 물음물음 가고 사람은 알음알음 만나는 게여.
암만 ... 미운 벌레 모로 긴다구, 개살구 지레 터진다구,
보름사리 홍어 같으면야 상허면 상헌 대로, 성허면 성헌대로 먹기나 허겄지만 이건 원, 이건 원,
워디 삶아서 땟국 안 빠진 것이 대려서 땟물 나던 것 봤남!
어정칠월 개장국에 하루 잔 막걸리 후줏국 만큼이나 시금털털해서 원....
익다 만 치자 빛 놀이 설핏허게 비껴가드만.
(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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