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금초 - 해거름 바다 행전시(詩)/시(詩) 2016. 3. 27. 23:02
훌쩍 키를 넘어버린 늙은 억새 숲 사이로
생살 드러낸 갯벌, 파도의 문신 새기고
오늘의 마지막 빛이 한 뼘 이울고 있다.
야트막한 물길 짚고 자맥질하는 검은머리물떼새
헹가래치는 물이랑이, 먼 해조음 실어 나르고
해종일 통성 기도하듯 개어귀 조약돌 닦고 있네.
팍팍한 속 다 풀지 못한 푸른 귀의 바닷물
꿈결처럼 생시처럼 바스러지는 물보라에
보란 듯 젖은 무릎을 슬몃 감추는 저녁바다
(그림 : 김덕기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금초 - 만재도의 봄 (0) 2016.03.27 윤금초 -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0) 2016.03.27 윤금초 - 뜬금없는 소리 5 (0) 2016.03.27 윤금초 - 할미새야, 할미새야 (0) 2016.03.27 윤금초 - 해남 나들이 (0) 201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