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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초 - 아직 보리누름은 아니 오고시(詩)/시(詩) 2016. 3. 27. 15:17
아서 아서, 꽃샘잎샘 지나 보리누름 아니 오고
저녁 에울 고구마를 옹솥에 안쳐두고
풋보리 풋바심을 찧고 말려 가루 내어 죽 쑤어 먹을 때까지
산나물 들나물 먹으나 굶으나 쉬지 않고 주전거려도 만날 입이 구쁘고,
발등어리가 천상 두꺼비 등짝 같고,
손도 여물 주걱마냥 컸던 아부지, 울 아부지.
참나무 마들가리 거칠어 보이는 손가락으로
올올이 애정이 무늬진 명주필 사려내고,
목비녀 삐딱하게 꽂힌 솔방울만 한 낭자에선
물렛가락이 뽑아낸 무명실 토리가 희끗거리던 엄마,
울 엄마가 삶아낸 밀개떡, 그날 그 밀개떡이 달처럼만 오달졌지.
(그림 : 이원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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