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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초 - 해남 나들이시(詩)/시(詩) 2016. 3. 27. 15:29
대둔사 장춘구곡
살얼음도 절로 녹아
마애여래상의 광배(光背)를 입고 서서
땟국을, 홍진(紅塵) 땟국을
헹궈내는 아낙들.
그 옛날 유형(流刑)의 땅 남도 끄트머리.
백연동 외진 골짝 고산(孤山) 고택 녹우단의 겨우내 움츠린 목숨,풀꽃 같은 백성들아. 직신작신 보리밭 밟듯 돌개바람 휩쓸고 간 동상의 뿌리에도
무담시 발싸심하는 봄 기별은 오는가.
개펄 가로지른 비릿한 저 해조음.
뱃머리 서성이는 털복숭이 어린 것의
소쿠리 크나큰 공간
산동백이 그득하다.
새물내 물씬 풍기는 파장의 저잣거리.
어물전 세발낙지, 관동 명물 해우도 불티나고
텁텁한 뚝배기 술에 육자배기 신명난다.(그림 : 이정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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