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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나무라는데
내겐 이게 밥그륵이여
다섯 남매 갈치고
어엿하게 제금냈으니
참말로
귀한 그륵이제
김 모락 나는
다순 그륵!
너른 바다 날 부르면
쏜살같이 달리구만이
무릎 하나 판에 올려 개펄을 밀다 보면
팔다리 쑤시던 것도 말끔하게 없어져
열일곱에 시작했으니 칠십 년 넘게 탄 거여
징그러워도 인자는 서운해서 그만 못 둬
아 그려, 영감 없어도 이것땜시 외롭잖여
꼬막만큼 졸깃하고 낙지처럼 늘러붙는
맨드란 살결 아닌겨
죽거든 같이 묻어줘
인자는
이게 내 삭신이고
피붙이랑게
(그림 : 조금주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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