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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 - 하지(夏至) : 가벼워짐에 대하여 3시(詩)/이지엽 2019. 6. 22. 13:53
산허리 깎아지른 돌 틈에
패랭이꽃 붉은 울음 몇개
거기에 매미 소리가 악착가게
늘어붙어 한여름 짱짱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내 한날의 사랑도 저리 짜글짜글했던가 싶습니다
혹시 남실대다가 부러질라
가여운 어린 새끼 저 꽃대 부러질라…
여름 한낮 찢어지고 있던 햇빛이
마침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구름 한 장 불러와
슬며시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림 : 노숙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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