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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매화마을 꽃 좋다는 소문 당진 땅 세류리 늙은이들
귀에까지 들어가 한식과 곡우 사이 관광버스 대절하여
꽃구경 간다
명절날 때때옷 장만하듯 점퍼도 사고 맘보바지도 사고
돼지고기 두어 관 수육도 하고 트랙터 몰던 구닥다리
선글라스 챙겨 매화처럼 환한 얼굴 꽃구경 간다평균 칠십 넘어가는 나이 잊었던가, 잊고 싶었던가
청춘을 돌려다오 소싯적 신명으로 들썩들썩 관광버스
춤춰가며 꽃구경 간다
웅숭깊은 예당평야 짊어질 줄만 알았지 홍어 불알, 물개 불알
먹어본 적 없어서 소주 한 잔 견디지 못하는 전립선,
부자지 틀켜쥐고 주책부리며 꽃구경 간다
기사양반, 오줌 누고 갑시다
동작 굼떠서 바짓가랑이 좀 지린들 어떤가,
척척하고 쿰쿰하면 또 어떤가 내년에는 남해까지 해남까지
꼭 같이 가보자 다짐하며 꽃구경 간다
(그림 : 전영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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