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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남 - 갱조개 사이소시(詩)/시(詩) 2015. 6. 20. 00:43
순이는 상조구 돌다리 건넌다
여덟 마지기 전답으로
당겨 쓴 비료 값이며,시제(時祭)며, 월사금
어림도 없재
올망졸망한 내 새끼들
보릿고개 보낼 수
없고 말고
쇠스랑, 호미로는 몬 막아도
내사 해 낼끼다
가랭이가 찢어져도
지 아무리 험타해도
나는 해 낼끼다
내 젖통으로는 모지래니까
섬진강 아랫도리에 숨겨둔 알
꺼내서라도
내 새끼들 수월케 수월케 넘어가야재
또아리 위에 섬진강
신주단지 모시듯 높이 앉히면
순이의 젖가슴
발걸음 따라 출렁이고
머리 위 뜨거운 섬진강은
젖가슴 따라 출렁이며
알까기 여념 없다
사마실, 퉁점골, 청암골, 가마사골
50 여리 골짜기에
도도한 순이
보릿고개 깎아 내리는 소리
갱조개 사이소
갱조개 : 재첩 의 사투리
(그림 : 정황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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