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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 박각시 오는 저녁
    시(詩)/백석 2015. 5. 8. 11:50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 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밤이 된다.

    바가지꽃 : 박꽃의 평북 정주 지방의 사투리

    박각시 : 나비목(目) 박각시과의 곤충. 날개길이 42∼50mm이다. 몸 ·날개 모두 암회색이고 가슴은 약간 갈색을 띠며 검정색의 세로줄이 있다. 배는 등쪽이 잿빛이나 각 마디마다 흰색 ·붉은색 ·검정색의 가로무늬가 3개 있다.

    주락시 : 주락시나방

    한불 : 상당히 많은 것들이 한 표면을 덮고 있는 상태

    돌우래 : 땅강아지. 땅강아지는 원래 전라북도에서 쓰던 이름이며 게발두더지, 경기도에서는 밥두더기, 충청북도에서 지밥두럭이, 황해도에서 둘래미, 평안남도 동도래, 함경북도에서는 꿀도떡이라 불렸다. 북한에서는 지금도 땅강아지가 아니고 도루래라고 한다.

    팟중이 : 팟종이. 팥중이(북한) 메뚜기과 곤충

    강낭밭 : 옥수수밭

    (그림 : 김종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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