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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의 반을 나누어 주고
상처를 재로 다스리며
땅에 묻히지 않고 어떻게
주렁주렁 열리는 감자가 될 수 있을까?
반쪽의 감자로 나누어져서야
씨감자가 되는 달콤한 상처
티눈 몇 개를 두고
온몸으로 아픔을 다스리며
슬픔의 눈을 옆으로 옮겨 붙으며
서로에게 깊은 눈짓으로 이어지는 사랑
나는 왜 씨감자가 되지 못했을까
나누어야 밑드는 행복을
왜 알고도 노래하지 않았을까?
감자를 캐면서 이미 감자가 아닌
씨감자의 가벼워진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그림 : 남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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