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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때 그녀를 만났다
같은 반이었고 자주색 가방을 들고 다녔다
그 해 봄 교정은 장미꽃밭이었다
그림 그리고 싶던 그녀의 날개옷이 출렁거리면
밑그림 들추는 꽃그늘마다
밤새도록 날개옷으로 긁히던 꽃밭,
뒷머리 곱게 딴 세월이 무턱대고 넘실거리는 꽃밭을
속살을 떨며 참새떼가 날아올랐다
참고서 속에 감춘 편지도, 찌그러진 달빛도
무작정 그어댔던 성냥불도 다 잊어먹고
사락사락 봄눈이 내리고 있다(그림 : 한영수 화백)
고1때 그녀를 만났다
같은 반이었고 자주색 가방을 들고 다녔다
그 해 봄 교정은 장미꽃밭이었다
그림 그리고 싶던 그녀의 날개옷이 출렁거리면
밑그림 들추는 꽃그늘마다
밤새도록 날개옷으로 긁히던 꽃밭,
뒷머리 곱게 딴 세월이 무턱대고 넘실거리는 꽃밭을
속살을 떨며 참새떼가 날아올랐다
참고서 속에 감춘 편지도, 찌그러진 달빛도
무작정 그어댔던 성냥불도 다 잊어먹고
사락사락 봄눈이 내리고 있다
(그림 : 한영수 화백)